어르신들이 하시는 말 중에 ‘밑이 빠진다' '밑 빠지게 힘들다’는 말이 있는데요. 이 말은 자식을 많이 낳고 장시간 쭈그리고 앉아 농사일을 하고 무거운 짐을 나르던 어머님들이 힘이 들 때 하시던 말이지만, 단순히 농담으로 넘기기 어려운 말인데요.
어르신들이 말하던 그 밑 빠짐은 의학적으로 표현하면 ‘자궁하수’ '자궁탈출증'입니다.
자궁하수란? 자궁이 정상 위치에서 아래쪽 또는 위쪽으로 이동하면서 자궁의 일부 혹은 전체가 질을 통해 탈출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여성의 골반 안에 있는 자궁은 원래 골반의 근육과 인대의 힘에 의해 제 위치를 유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연분만, 노화, 무거운 물건들기의 반복으로 인해 장기를 지탱해주던 근육의 힘이 약해지면 자궁은 중력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내려오게 됩니다.
'밑이 빠진다'를 단순히 힘들 때 하는 농담정도로 생각해선 안 됩니다. 만약 질에 무언가가 내려오는 느낌을 받게 된다면 치료가 필요합니다.
자궁이 질을 통해서 빠져나간 정도에 따라 1도. 2도. 3도로 구분하게 되며, 치료법도 탈출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1도 : 자궁경부의 하단부가 질강 내에 쳐져 있을 때
2도 : 자궁이 질구 수준까지 쳐져 있어 평상 시 음부에서 보일 때
3도 : 가장 심한 정도로 자궁이 질을 빠져나와 외부로 완전히 노출 된 상태
증상 초기에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약물요법, 페서리 삽입 시술을 받게 됩니다. 빠져나온 정도가 심해지면 자궁을 제 위치로 당겨 올려주는 복강경수술을 하게 됩니다.
탈출 정도에 따라 치료법은 달라 질 수 있으나 자궁을 제거하지 않고 보존하는 치료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자궁은 여성에게 제2의 심장이라도 불릴만큼 소중한 곳입니다. 출산계획이 없더라고 자궁이 제거된다면 여성으로서의 상실감을 크게 느끼게 되므로, 자궁하수 치료에서 가장 중점으로 두고 있는 것은 ‘자궁보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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